비트코인이 한때 1억 5천만 원을 찍었습니다. 저는 그 뉴스를 보면서 솔직히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1억 원짜리가 된 현실, 이건 제 완전한 패배였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고집을 내려놓고 공부를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시장은 고점 대비 60% 가까이 내려온 알트코인 바스켓이 저평가 구간에 놓여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평가 구간에서 시장을 다시 보다
저는 오랫동안 가상화폐를 '가상'이라는 단어 그대로 해석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으니 실체가 없다고 봤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아니 정확히는 외면하다가 돌아보니, 어느새 비트코인은 엘살바도르의 법정 화폐가 되어 있었고, 기관 자금이 ETF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으로 대규모로 유입되는 시대가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시장 흐름을 보면 하방 경직성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하방 경직성이란 가격이 일정 수준 아래로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으려는 성질을 뜻합니다. 이미 충분한 조정을 거친 자산은 추가 하락보다 반등의 여지가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주요 알트코인들의 밸류에이션, 즉 시장이 해당 자산에 매기는 가격 수준이 역사적 저점에 근접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출처: Grayscale Research).
그레이스케일의 리서치 총괄 잭 펜들은 현재 구간을 "리스크 대비 기대 수익이 유리한 구간"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말이 저에게는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상승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지금 가격에서 잃을 것보다 얻을 것이 더 많다는 뜻이니까요. 물론 100% 믿는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해 완전히 마음을 열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릇된 고집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리석다는 생각은 분명히 들었습니다.
DAT 전략이라는 개념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DAT란 기업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같은 주요 암호화폐를 재무 전략 차원에서 직접 매집하고 보유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마치 기업이 자산 포트폴리오에 금이나 채권을 담듯, 암호화폐를 전략 자산으로 편입하는 것입니다. 이 전략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시장의 강제 매도 없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하단을 받쳐주는 구조적 지지대가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핵심 인프라 코인, 분할매수로 접근하는 이유
제가 처음 코인 공부를 시작하면서 느낀 건, 이 시장이 단순히 테마나 유행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물론 그런 움직임도 있지만, 실제로 온체인 거래량, 즉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실제 발생하는 거래의 양이 증가하고 있는 코인과 그렇지 않은 코인은 중장기적으로 결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현시점에서 구조적 매수 가치가 있다고 거론되는 알트코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더리움(ETH): 스테이킹 기반 수익 구조와 기관 접근성 강화
- 솔라나(SOL): 스테이블 코인 결제 및 온체인 거래량 확대
- 체인링크(LINK): 오라클 및 데이터 인프라 영역의 핵심 역할
- 수이(SUI): 고성능 레이어 1 블록체인으로 독자 생태계 구축 중
- 아발란체(AVAX): 서브넷 기반 확장성으로 차별화된 네트워크 형성
여기서 오라클이란 블록체인 외부의 실세계 데이터를 스마트 컨트랙트에 전달해주는 인프라를 말합니다. 체인링크는 이 역할을 독점적으로 수행하는 프로토콜로, 다른 블록체인이 성장할수록 체인링크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레이어 1이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자체적인 블록체인 기반 위에서 운영되는 독립적인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다른 체인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보안과 합의 구조를 갖고 있어 탈중앙화 금융 인프라의 근간이 됩니다.
스테이킹이라는 개념도 짚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스테이킹이란 보유한 코인을 네트워크 운영에 참여시키는 대신 이자 수익을 받는 구조입니다. 마치 은행 예금처럼 코인을 묶어두고 수익을 얻는 방식인데, 이더리움의 경우 스테이킹 물량이 늘수록 유통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 하방 지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이더리움 스테이킹 비율은 전체 발행량의 약 28%를 넘어섰습니다(출처: Ethereum Foundation).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분석 없이 단순히 "오를 것 같다"는 감각만으로 접근하면 반드시 흔들리는 구간이 옵니다. 저는 앞으로 주식에서 적용해온 분할 매수, 분산 투자, 가치 투자의 개념 그대로 이 시장에 적용해볼 생각입니다. 당장 거래소에 접속해 전 재산을 넣겠다는 게 아닙니다. 흐름을 보면서 중요한 지지 구간에서 조금씩 비중을 쌓아가는 방식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내년, 내후년에도 이 시장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계속 생겨납니다. 그들과 같은 선상에서 공부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지금이 결코 늦은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여전히 가상화폐에 대해 완전히 낙관적이지는 않습니다. 다만 주식, 채권, 달러, 금과 같이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냉정하게 분석하는 태도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공부해나갈 생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이루어져야 합니다.